akive

검색
친구에게 알려주세요.
me2day facebook
1. 어찌하여 걷느냐...  저, 오래 흠모해 온 지리산을 섬진강 따라 걸으며 가까이 가슴에 담아서, 비로소, 내 묵은 그리움을, 바람에 吐한다, 저 덧없고 가이없는 어떤 ‘외로운’ 흐름을 곁에서 또한 묵묵히 따라 흐르다가는, 또하나의 가이없는 우리의 領土, 南海에 기어이 가 닿는다, 놀라운 것이었다, 생전 지독한 바람의 내음 한번 아쌀하게 接해 본 적 없는 나로서는 오늘에야, 비로소 오늘에야... , 바람에 실리어 흐르는 저 비릿한 살내음을 눈물없이 어찌 무심히 다시 흘러보내랴,  ... 놀라운 것이었다, 風餐露宿은 아닐지언정 오늘 감행하는 이 비릿한 憧憬의 행태로 말미암아 나는 인제 “바람을 보았다”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거기 사람이 있었고, 흙이, 개울과 시내와 강이, 그 이저쪽에 산이, 그 가쁜 호흡 사이를 바람이 흐르고, 그 風光 가생이를 염치없이 오늘 한번 기어나 보자 하는 것,
저 지독한 울렁거림을 우리 감히 ‘풍경’이라며 아조 남이라고 하였던 것인가, 風-景이라, 바람과 볕이라,  ... 우리 인젠 저것저것을 남이라 못하리라, 저것을 내가 나의 눈으로 훔침으로써 내 것으로 만들었다 말하지 못하리라, 바람이며 볕 사이를 떠다니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겨우, 귀기울여 듣거나 바짝 다가서 내음이라도 옷깃 여며 맡거나 그 氣色을 살피거나, 그런 것쯤,  ... 그렇게만 한다면 인제 나는 風景에 들었다 할 수 있을 것인가,  ... 入風景!
그러니 그것은 저 뭇것에게 내가 되레 ‘들키는’ 사태가 아닌가,
2. 蟾津圖 ... 그렇게 우리 넷―김을∙김지원∙유현민∙김학량은 시작하였다, 최초의 물 한 방울에 관한 기억을 되살려 감히 蟾津에 다가가려 하였다, 하였으나 그것은 다만 바램일 뿐이었다,  거기 물이 있었던가, 우리가 물 풍경을 보고자 했던 것일까, 풍경은 바람이거나 물, 또는 하늘이며 별, 혹은 해진 뒤 달빛으로나, 또 혹은 그 앞 뒤 좌 우의 구름과 더불어 다만 한밤 산처럼 오는 것이었다, 그러니 우리가 蟾津 백 오십여 리를 잠시 더듬었다한들 그것을 어느덧 우리가 風景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인가, 그건 우리의 재주로는 알 수 없는 일, 그렇지 않겠는가, 우리가 풍경을 본 것인가, 풍경은 눈을 마냥 감고만 있었을까, 풍경은 늘 우릴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리하여 풍경은 곧 오히려 우리 자신이었던 것, ㆍㆍㆍㆍㆍㆍ 庚辰 섣달 스무엿새부터 아흐레까지, 구례구역에서 광양 망덕 포구, 섬진강 백 오십여 리를 걷고 난 虛한 所懷를 남몰래 털다,
 
여러분 이 작가에 대해 더 알고 싶으세요? 작가정보 페이지 이동
친구에게 알려주세요.
me2day facebook

댓글(0)

현재 0byte/ 최대 500 byte

등록

Quick Page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