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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도시의 지정학2004-2007
 
 
 
 미아리 텍사스 집창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집창촌의 인테리어와 그 안에 위치한 성매매여성들의 디스플레이 구조였다. 이는 텍사스 사람들이 구축해 놓은 그들만의 유통시스템과 역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9월 노무현 정부의 성매매방지법과 함께 서울시의 뉴타운 정책에 따라 미아리 텍사스의270여개 업소 중 약50%이상의 업소가 가게를 내놓거나 재개발에 의해 강제 이주됨에 따라 폐업과 업종변경이 이루어져 작업은 자연스레 특정 공간이 사회적, 정치적인 이유로 변화하는 모습까지를 기록하게 된다. 정책의 변화와 동시에 공간의 변화는 마치 시간의 변화에 따라 모든 것이 자연스레 변해가는 듯 한 이미지를 만들지만 그것은 사회 시스템의 변화와 권력의 변화가 만들어낸 착각일 뿐이다. 그런 착각은 집창촌 업소였을 당시에 샹들리에를 걸어놨던 자리에 현재는 돼지저금통이 걸린 작은 식료품가게의 사진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이 작업은 그 동안 집창촌이 만들어 놓은 환상과 현재 한국 남성들이 집창촌에 대해 가지고 있는 노스탤지어 사이에 있다.
 
집창촌의 변화는 콜라텍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이 공간은 시간의 구속에서 벗어나 대낮의 시간에 밤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약10년 전 청소년들의 건전한 놀이문화를 위해 만들었던 콜라텍은 현재 중년과 노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 되었다. 이것은 콜라텍이 성인무도장으로 변한 것인지 성인무도장이 콜라텍으로 변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처럼 공간의 주인이90년대에는10대였지만 현재는90년대에10대를 키우던 부모님이 그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집창촌업소가 식료품가게로 변한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변화에 익숙하다. 다수가 변화를 원하고 뉴타운을 원하는 것만큼 서울이란 도시는 계속해서 변할 것이며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도시에 정체성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최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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