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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전시제목 노순택 개인전: 망각기계 등록일자 2012.05.17
전시기간 2012.05.04 ~ 2012.06.10 전시장소 학고재 갤러리

노순택, 망각기계 I_류영선, 2011, Archival pigment print, 140 x-100 cm-(each)

노순택, 망각기계 #-V-024, 2007, Archival pigment print, 108 x 108cm

노순택, 망각기계 I_김완봉, 2007, Archival pigment print,140 x 100cm

노순택 개인전: 망각기계

전시명| 망각기계
작  가| 노순택 
기  간| 2012년 5월 4일(금) - 6월 10일(일)
시  간
| 화-토 10:00am - 07:00pm, 일 10:00am - 06:30pm
장  소|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77, 학고재갤러리 신관
문  의
| 02-739-4937~8



전시 개요


학고재 갤러리는 5월 4일부터 6월 10일까지 노순택의 개인전 <망각기계>를 개최한다. 학고재 갤러리 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2005년 5.18기념재단에서 추진한 '5.18기념공간'에 관한 사진작업자 공모에 선정된 일을 계기로 6년 남짓한 시간 동안 꾸준히 촬영한 광주 관련 작업 60여점을 선보인다. 망월동의 옛 묘지와 그 곳에서 시간의 흐름 속에 훼손되어가는 영정사진들을 비롯하여 오월광주 이후 '살아남은 자'들의 풍경, 오월광주와 직간접적으로 관계있는 장소와 사물들, 화순 운주사의 미륵불 등에 대한 작업을 만날 수 있다.

분단의 현재성에 관해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노순택에게 오월광주는 분단역사의 분수령과도 같다. 광주민화항쟁과 이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 현상들이야말로 한국전쟁과 분단이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3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광주항쟁은 어느덧 공식 역사에 편입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삶 속에서 무엇인가는 잊혀지고, 왜곡되고, 알맹이는 사라진 채 껍데기만 남아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노순택은 <망각기계>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오월광주를 기억한다는 것이 무엇이고, 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그 기억과 망각이 어떤 풍경으로 펼쳐지고 있는지 질문한다. 또한, 여전히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국가의 폭력성을 마주하면서 오월광주의 희생에 빚지고 있는 한국사회가 망자 앞에서 떳떳할 만큼 민주적 성취를 이루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제안한다. 작가는 전시와 함께, 미전시 작품들도 폭넓게 담은 사진집 '망각기계'(청어람미디어)를 출간하여 광주의 기억과 망각, 그 불편하고 서늘한 풍경들을 보여준다.


전시 내용   <망각기계> 작업 전반에 대한 다나베 아쓰미(시인)와 노순택의 인터뷰
                "나는 살아있는 너, 너 또한 죽은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


망각기계, 기억은 망각이 재조직한다.

기록은 강력하다. 기록되는 것이 결국 기억될 것이라는 신념을 심어준다. 그러나 작가는 기록되었다고 하여 기억되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는 의심과, 때로는 기록이 어떤 중요한 기억을 왜곡하거나 망각케 할 수도 있다는 회의를 품었다. 기록이 늘 기억의 편은 아닌 것이다. 그는 오월광주의 오늘에 대한 작업으로 항쟁을 기억하거나, 망각을 반성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이 작업들을 매개로 한국사회라는 시공간에서 오월광주를 기억한다는 것이 무엇이고, 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그 기억과 망각이 어떤 풍경으로 펼쳐지고 있는지 생각해보고자 할 뿐이다.

해방 전후사의 갈등과 전쟁, 분단이 고착화되어가는 과정에서 극단적 독재를 구축해 가던 남북한 모두에게 하나의 분수령과도 같은 사건이었던 광주항쟁은 이제 역사가 되었다. 역사가 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망각을 유도한다. 권력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이데올로기인 역사 앞에 기억은 억압되고 망각된 진실이 된다.

역사로 박제화되기를 거부하는 기억

30여 년 전 벌어졌던 오월의 광주항쟁은 이제 역사가 되었다. 그렇다고 오늘날 80년 5월 벌어졌던 국가의 폭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사화'되면서 그 항쟁의 본질을 오늘날 우리의 삶과 연결하여 고민할 필요가 없어져 버렸다. 작가는 바로 이 부분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국가의 폭력성이 얼마만큼이나 민주적으로 통제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진행됐던 광범위한 신자유주의 정체의 폭력성과 노무현 정부 때의 대추리 무력진압, 생존권을 주장하는 농민의 집앞,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내몰렸던 노동자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 정부들이 과연 광주의 피울음을 삼키며 탄생했던 권력이 맞는가'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지금도 여전히 한진중공업, 제주도 강정마을 사태 등 공권력의 폭력은 이어지고 있다. <망각기계>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사고를 촉구하는 작업이다.

기록하는 매체 사진의 의미 재고

노순택이 사용하는 주요한 매체인 사진은 가장 유효한 기록과 기억의 방법론이다. 특히 그는 현대사회의 첨예한 대립각의 현장을 기록한다. 그는 사진 작업을 하면서 ‘사진이라는 기록’ 또는 ‘사진을 통한 기억’에 집착했던 마음이 망각 그 자체, 또는 ‘사진을 통한/사진이 저지르는/사진이 보여주는 망각’이라는 모순적인 생각으로 흘러가는 경험을 했다. 그 가운데, 사진은 결국 맥락에 의존하는 텍스트일 뿐이고, 어느 맥락에 사진을 놓을 것인가, 어느 맥락으로 사진을 읽을 것인가의 문제가 남았다. 작가에 의하면 사진은 결코 착한 매체가 아니다. 어떤 ‘선의’도 쉽게 ‘악의’로 변질시킬 수 있고, ‘악의’마저 ‘선의’로 포장할 수 있는 교묘한 매체다. 하지만 그 선악의 판단 기준은 사진 그 자체가 아니라, 사진이 놓인 맥락일 수밖에 없다. 작가는 사진 자체에 선의를 판가름할 잣대가 내재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야말로, 타인의 고통을 담는 사진의 생산과 사용에 관한 중단 없는 사고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시 구성

                         
1F - 망각기계I
                                                         
망월동 옛묘역에서 훼손되어 가는 영정사진을 찍은 사진.
일부러 훼손한 것이 아니라 세월 속에 자연스럽게 망가진 사진들. 작가는 사진의 자연스런 훼손이 그의 죽음을 은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제작하였고, 묘소의 위치에 따라 습도와 일조량도 달라서 사진마다 제각각의 훼손과정을 겪은 사진들은 그들이 ‘죽음의 시공간’은 공유했지만, 저마다의 삶을 각자의 모습으로 가꾸어가던 개별자였다는 평범한 사실을 상기시킬 뿐 아니라, 학살의 장면을 연상시키기도한다. 죽은 이들의 살았을 적 시간을 담았던 사진이, 살았던 이의 죽음을 증언하기 위해 오랜 시간 무덤을 지키다가 자연스럽게 망가졌고, 그 훼손된 모습이 다시 사진에 담겼다.

 

B1 - 망각기계II,  III

                                                     
오월 광주 이후 살아남은 자들의 블랙코미디 같은 풍경.
무덤 앞에서 오열하는 어머니의 모습. 오월광주에 관한 뉴스와 이미지를 생산하는 미디어의 풍경. 그에 동승하려는 정치인의 모습 등. 30여 년이 흐른 오늘,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는 연극적인 장면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 및 추모 행사의 풍경. 로케트전기 해고노동자들의 장기농성 당시와 그 후의 장면 등

역사적 공간으로서의 광주를 담은 장소와 사물들.
상무대 안 군사재판소, 도청 앞 분수대, 감옥, 기념조형물, 아스팔트바닥에 묻혀있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내외분 민박마을’ 표지석 등의 이미지들  

  

B2 - 망각기계 I, V
                                            
망월동 옛묘역 훼손된 영정사진 설치
전남 화순 운주사 미륵불의 초상사진. 요헨 힐트만에 의하면 운주사 천불천탑은 ‘아직 오지 않은 용화세계’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담고 있다. 작가는 오월광주 희생자의 유가족들이 운주사에 들러 마음을 달래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월항쟁의 유가족과 친구들은 산과 들에 널브러진 불상들, 얼굴이 문드러진 돌사람들을 보며 금남로에서 죽어간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작가는 전시장에 그날 쓰러져간 사람들처럼 보이는 불상들의 초상사진을 영정사진과 함께 마주보도록 설치하였다. 미륵불은 석가모니불이 구제할 수 없었던 중생들을 남김없이 구제하기 위해 먼 미래에 등장하는 희망이다. 특히 운주사에는 거꾸로 누워있는 와불이 제대로 일어서는 날, 세상이 뒤집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이는 다름 아니라 ‘민중’이 꿈꾸는 세상이 열린다는 의미로, 미륵신앙은 동학혁명의 이념과도 닿아있다. 유족들은 이 미륵불이 일어나 세상을 뒤집어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미래’의 불인 미륵이 과연 언제 일어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토끼풀밭에 잠들어 있는 아저씨는 언제고, 잠에서 깨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작가는 이로부터 어쨌든 산 것은 살아야 하고, 그것이야 말로 산 자에게 부여된 가장 막중한 의무임을 암시한다.


작가 소개

노순택 盧純澤 NOH Suntag 1971

 

지나간 한국전쟁이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전쟁과 분단을 고정된 역사의 장에 편입시킨 채 시시때때로 아전인수식 해석잔치를 벌이는 ‘분단권력’의 빈틈을 째려보려는 것이다. 분단권력은 남북한에서 작동하는 동시에 오작동하는 현실의 괴물이다. 그 괴물의 틈바구니에서 흘러나오는 가래침과 탁한 피, 광기와 침묵, 수혜와 피해, 폭소와 냉소, 정지와 유동을 이미지와 글로 주워 담았다가 다시금 흘려보내는 짓을 하고 있다. <분단의 향기>, <얄읏한 공>, <붉은 틀>, <비상국가>, <좋은 살인> 등 국내외 개인전을 열었고, 같은 이름의 사진집을 펴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대학원에서 사진학을 공부하다 멈췄다. <교수신문>과 <오마이뉴스> 기자로 일하다 2003년 전업 사진가를 선언하였고,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평택 대추리에 <황새울 사진관>을 열었고, 촛불시위와 용산참사, 한진중공업 사태, 강정 구럼비 등 한국 사회에서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2007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시립미술관에서 아시아 작가 최초로 열린 대형 개인전 <비상국가 The State of Emergency>를 비롯하여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의 초대전을 가졌다. 독일의 미술전문 출판사 하체 칸츠에서 사진집을 출간하였고, 이 책으로 2009년 ‘올해의 독일사진집’ 은상을 수상했다. 2012년 제11회 동강 사진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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