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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전시제목 Invisible Object - 김병호 展 등록일자 2010.11.29
전시기간 2010.12.02 ~ 2010.12.19 전시장소 소마미술관

An Interface_brass, arduino, piezo_50x205x80(h) cm_2010

Silent Colliod_brass, arduino, piezo_120x120x21(d) cm_2010

김병호 展 '보이지 않는 오브제' Into Drawing 11 2010 SOMA 드로잉센터 작가 전시
전시기간 : 2010년 12월 2일 - 12월 19일 전시장소 :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전시실(www.somamuseum.org)
초대일시 :2010년 12월 2일 목요일 오후5시-7시
주최 :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주관 : 소마미술관

"Invisible Object" Into Drawing 11 2010 SOMA Drawing Center's Artist Exhibition
DATE : Dec 2 - Dec 19, 2010 VENUE :SOMA Drawing Center Space, Seoul, Korea (www.somamuseum.org)
Opening Reception : pm5-7, Thursday, Dec 2, 2010
Sponsored by : KSPO(Korea Sports Promotion Foundation)
Managed by : SOMA Museum of Art

공감각의 변주 김병호의 작품을 대하는 첫 시선은 이렇다. ‘이것이 대체 무엇을 하는 장치란 말인가...’ 말끔하게 번쩍이는 금속성 재료가 줄지어 앞으로 나란히 혹은 사방으로 헤쳐 모여 있는 기이한 모습에 일견 어느 거대한 기계장치의 부속품을 레디메이드로 제시한 기발한 설치물로 보인다. 게다가 작품에서 소리가 난다. 일명 사운드 아트, 소리의 예술이다. 20세기 현대음악의 거장으로 일상 소음과 예술로서의 소리를 동격화한 존 케이지의 급진적 시도는 예술과 삶을 시청각적으로 혼재시킨 선구적 실험이었으며 이후 시각예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세기 중반부터 음악은 시각 예술과 꾸준히 상호 교류하며 혼성되어 노이즈 혹은 사운드 트랙 등 다양한 변주로 작품 안에 유입되었다. ‘회화의 종말’이 수차례 예지되었던 현대미술은 몇 단계의 변모를 거쳐 왔다고 할 수 있는데, 기본적인 구성요소의 해체, 해체된 개별요소의 절대화, 기본적 요소의 무시와 물성의 강조, 그리고 비물질성의 개입이 그것이다. 이 마지막 단계에서 비디오 아트에 의해 매스 미디어적 시각문화의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면서 비(非)물질인 빛과 소리가 개입되었고 사운드 아트로 개별 진화되었다. 사운드 아트는 60년대 워홀의 팩토리, 비디오 아트, 플럭서스, 퍼포먼스 아트 등에 편승하여 부차적 매체로 부각되었으며, 소리 자체가 주연이 되어 전시가 개최된 것은 20여 년 전 부터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초반부터는 영국, 일본, 미국의 주요 기관에서 소리 예술을 작품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 ‘소리를 보다’, ‘소리의 색채’, ‘빛과 소리’, ‘시각적 음악’ 등, 이들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 이상의 신체적 감각이 서로 연결되는 공감각적(共感覺的, synaesthesia) 공간 창조이다.
김병호 작가가 사운드와 오브제가 결합된 작품의 제목을 Colloidal Body라고 붙인 것은 서로 녹을 수 없는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이 거시적으로 혼합된 상태에 있는 것을 콜로이드라고 총칭하는 것과 상통한다. 작품의 창작은 자유의지이며 작품의 감상 또한 자유의지일진대 그에 비추어 봤을 때 김병호의 작품 제작 방식은 남다르다. 마치 제품의 설명서인 듯 제작 과정을 정밀하고도 예술적으로 그려낸 설계도면 드로잉은 그가 가진 작업관의 명료한 선언문과도 같다. 그는 창작에 규율과 법칙을 부여하고 소음을 구조화시키는 음악적 프로세스를 주입함으로서 작품에 ‘제품’이라는 충격적이면서 신선한 타이틀을 부여한다. ‘물질 속에서 비물질적인 소리가 생성되는 것은 사회적 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추구되는 인류의 욕망과 같다’는 김병호 작가의 말에서 물질과 비물질 사이에서, 그리고 제품과 작품 사이에서 ‘cool'과 ’hot'의 미묘한 혼재를 겪고 있는 작가의 매력적인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소리가 나는 제품의 기능성 혹은 실용성은 그의 작품이 담고 있는 조형성 혹은 예술성에 희석되어 있으며, 작가는 소리라는 기능이 내재하고 있는 아우라와 담론에 주목한다.
20세기 후반 테크놀로지의 탄생, 특히 컴퓨터의 출현은 대부분 예술 장르의 형식적 구현에 있어서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 컴퓨터의 출현으로 소리를 포착하고 조정하는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었고, 강력하고 매혹적인 필터링 시스템을 통한 새로운 사운드 창조나 기존 사운드의 급진적 보정작업에 가속이 붙었다. 컴퓨터에 대해 가장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어떠한 정보도 컴퓨터 코드라는 공통 언어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김병호 작업의 특징이자 변별력은 이러한 해석 과정에 철저히 규격화된 작품에 내재된 기능성, 그리고 심미적 형태의 조형성을 담보함으로서 일종의 하이퍼-공감각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 ‘발견된(found)' 소리, 해독되어야 할 오디오 정보의 팔레트 속에서 작품의 속성에 적합한 주파수, 음파의 간격의 찾아내고 관객들이 그 소리를 통해 작품이 뿜어내는 아우라를 응시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작업태도는 판화과를 졸업한 작가가 영상공학을 공부하며 몸담았던 미디어 랩에서의 경험에 기인한 듯하다. 사운드의 재료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존 케이지의 침묵 개념, 즉 침묵은 소리의 부재가 아니라 분위기임을 작업의 축으로 둔 것은 미술학도로서 공학도에 가까운 작가의 집요한 성향 덕분일 지도 모른다. 사운드 아트가 사운드/아트/비주얼 아트/음악/과학/엔지니어링과 같이 고정된 카테고리에 도전하는 새로운 미디어 아트로 출현한 이래 미술의 제도권에 진입하는 데에는 난항이 있었다. CD나 사운드로만 존재하는 작품들은 금세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십상이나, 김병호 작품의 경우는 문화적으로 코드화된 환경 안에서 끝나버릴 수 있는 사운드 아트를 오브제로 압축 제시함으로써 물질적 가치를 얻는 동시에, 시각에 압도되지 않으면서 시각적 존재감을 증폭시키는 사운드의 비물질적 가치까지 더함으로써 예술작품으로서의 존재이유를 획득하고 있다.
정보의 구체적 내용이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떻게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 미디어의 본질이라며 '미디어는 메시지다(The medium is the message)'라고 한 맥루한(Marshall MacLuhan)의 말처럼, 결국 남는 것은 구체적 실체가 아닌 기표에 따른 음의 전달, 입력(input)과 출력(output)의 분명한 구분에 의해 뱉어지는 진실이다. 이번 김병호 작가의 개인전에 선보인 오브제들은 서로 다른 비트와 주파수를 가진 3개의 소리를 통해 각각의 진실을 토해내고 있으며, 동시에 그 소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구체적 오브제와 제작 방법을 도표화한 드로잉을 통해 시각문화의 카테고리 안에서 예술성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작가가 보여줄 소리와 들려줄 오브제가 어떠한 변주를 펼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박윤정 (소마미술관 책임큐레이터)
문의처
02-425-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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