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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전시제목 생태그림전-도시의 새들 등록일자 2010.09.09
전시기간 2010.09.03 ~ 2010.09.25 전시장소 가회동60(GAHOEDONG60)

도시에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도 많은 새들이 살고 지나간다. 오랜 시간 생물에 관심이 많았고 탐조가 일상인 나에게는 도시 한복판이나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항상 다양한 새들을 본다. 봄, 가을에는 여러 종의 새들이 정원이나 공원 등의 녹지공간을 의지해 지나가고 여름과 겨울은 시멘트 건물과 가로수 공원에서 새끼를 기르고 겨울을 지낸다. 다양한 새들을 일상적으로 만나면서 느끼는 것들은 도시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인간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생력 있게 살아간다는 것이며, 제각기 다른 독특한 모습과 다양한 생활방식은 나에겐 흥미로운 소재이자 주재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새들에 대한 나의 이야기다.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지만 그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우리 주변의 것들에 대한 나의 관심에 대한 이야기이자, 새롭다고 생각하겠지만 항상 존재한 우리 주변의 생물들, 특히 새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정용훈_곤줄박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30cm_2010





정용훈_박새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7×25cm_2010

 

습과 행, 그리고 사라지는 것들과 길들여지는 것들
어찌 보면 도시의 새는 무늬만 새다. 도시의 새들은 모양은 새의 모양을 하고는 있어도 지닌 속성은 새들의 기본적인 속성을 벗어나 버린 다른 것들로 채워져 있는 듯하다. 도시의 새들이 아침마다 아무리 아름다운 소리로 지저귀어도, 마천루에 반사된 음들이 아무리 울림이 좋더라도 가끔은 그것이 새소리인지 아님 주변의 사물에서 나오는 새 비슷한 소리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만큼 자연에서의 자연스러운 소리와 인공적인 소리의 구분이 모호해짐을 느낀다. 가끔 서울 근교의 숲에 놀러가서 나오는 청명한 새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풀잎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와 계곡에서 맑게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어떻게 저리도 잘 어울리는 것인지, 언뜻 인간이라는 존재의식의 가벼움과 불명확함 마저 느끼곤 하니까...

 



정용훈_직박구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30cm_2010

 

'본성'이란 것을 인간들에게만 국한 되어 설명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어쩌면 오류가 아닐까? 일상에서 동, 식물의 행동양식을 보고 있노라면 '본성'이란 것이 인간의 이기심과 편의성으로 만들어진 단어인 것 같다. 그들에게도 각자의 분명한 개성이 있으며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가끔은 놀랄 때가 많다. 이런 것들이 분명치 않아서 기표(signifiant)로서 표현하는 것도 인간이 지닌 업보(業報)라 생각되어져 모든 동식물의 개체수를 확인하고 기록하는 버릇을 지니게 된 것도 인간이 지닌 습관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한 습관들이란 것이 사라지는 동식물의 부분적인 이해만이라도 해야만 인간으로서 존재한다는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부분이므로.

 



정용훈_황조롱이_종이에 아크릴채색_40×30cm_2010

 

도심 속의 새들은 점점 사라져 간다. 인간의 습성과 행위로 인하여 삶의 터전을 잃어 가고 있다. 단지 나무 한그루에서 그들이 살고자하는 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새들이 도시의 삶에 길들여지는 상황을 만든 것도 인간의 편리성과 이기심에 의해서 만들어진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그들이 사라져 가는 것은 당연한 사건 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 삶이 길들여진다는 것은 그들에겐 '변화'이다. 변화에서 오는 허망함 보다는 무상하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어찌 보면 무상함이란 “항상 그렇지 않기에 영원하지 않다”는 뜻이며, 변화의 과정 속에 생명의 신비함은 더해질 것이고 삶의 묘미가 깃들여 지게 되는 것이다. 꽃이나 새들은 이러한 '변화-무상'한 과정 속에서 다른 것들과 비교되지 않는다. 저마다의 자기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른 것들과 비교되지 않고 자신들의 삶에 충실할 때, 그런 자기 자신과 함께 순수하게 존재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용훈_오색딱다구리_종이에 아크릴채색_40×30cm_2010

 

도시 속의 인간 각자의 삶들은 항상 비교되어져 허무함을 느끼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욕망의 굴레와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욕망이라는 본질적인 욕구들을 채우기 위해 인간에게 내려진 죄와 벌들, 그리고 오만과 편견들이 그 자체로서의 순수함에 의해 망각되어진 채 항상 주변에 머물러 있어서 우리들로 하여금 약점의 틀을 가져다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용훈_솔부엉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30cm_2010

 

사람들에게 행복함을 주는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되새김질 하지만, 이번 전시만큼은 욕망으로서의 전시가 아닌 본디 있는 것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시이기를 바란다.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옮겨서 그려진 작화된 것들이나 내면의 필연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우리가 직면한 현재의 생태-환경문제를 타진할 수 있고 보여줄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것 또한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비롯된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 자신에겐 '울림'으로부터 비롯된 '관점'을 바꿀 수 있는 전시라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왜 행복해야하고, 왜 감사해야하며 용서하고 고마워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희망할 수 있는 전시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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