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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아의 '죽지 않고 살아남기(To Survive the Death)'

 

 

전시제목 : The Reason Is You
전시일정 : 2013.11.18() - 12.27()

전시장소 : 가인갤러리
오 프 닝 : 2013.11.18() 오후5

 

독립큐레이터 류병학이 선정한 5인의 아티스트

세계 미술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아티스트

 

장지아 개인전은 가인갤러리와 류병학 독립큐레이터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기획전입니다. 가인갤러리는 류병학 독립큐레이터와 새로운 개념의 전시기획을 도모하기로 하고, 일명 ‘류병학이 선정한 5인의 아티스트’를 구성하였습니다.. 이번 장지아 개인전은 ‘류병학이 선정한 5인의 아티스트’ 개인전의 1탄입니다. ‘류병학이 선정한 5인의 아티스트 (류병학 독립큐레이터가 생각하는) 세계 미술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아티스트를 뜻합니다. 도대체 어떤 작품들이 세계 미술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류병학 왈, “국제미술계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미술사(미학 등 미술이론)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미술평론가’ 입장에서 미술사적으로 주목받았던 그리고 주목받아야 마땅할 작품들을 제작하시는 작가들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미술사’는 제가 생각하는 미술사, 즉 류병학의 ‘개똥 미학’을 뜻합니다. ‘류병학의 개똥 미학’이 궁금하신 분들은 올해 11월 중순부터 줄줄이 사탕처럼 오픈될 가인갤러리의 개인전들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친년 되기’에서부터 ‘아름다운 고문’까지

장지아에게 금기(禁忌)도 성역(聖域)도 없다!

 

아티스트 ‘장지아’를 한 마디로 평가 하신다면요? 류병학 왈, “장지아는 2000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신체적 조건>을 시작으로 미술계에 새로운 장()을 열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남/녀 차별’과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여 아티스트의 양심과 태도를 일깨왔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지아는 미대 재학생 시절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신체적 조건>(2000)으로 미술계에 혜성과 같이 등장했습니다. 장지아의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신체적 조건>은 일종의 ‘아티스트 처세술(the art of living)’입니다.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이죠. 장지아의 일명 ‘미친년 되기’는 새벽에 블랙 셔츠를 벗고, 블랙 티도 벗고, 브라자마저 벗어 알몸의 상체와 얼룩말 바지만 입고 길거리를 배회하는 퍼포먼스입니다. 만약 어느 여자가 새벽 길거리에서 유방을 드러내고 당당하게 걸어 다닌다면, 여러분은 그녀에게 뭐라고 말할까요? 미친년? 그렇다면 여자가 아티스트가 되려면 ‘미친년’이 될 각오를 해야 한단 말인가요?

 

각종 섹스 포즈들을 그린 드로잉 작품인 <난 열여섯 살이예요(Im sixteen)>(2001)에서부터 불행의 보증수표인 보험을 다룬 <원더풀 행복보험(Wonderful Happiness Insurance)>(2002),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렸던/방영했던 총3편의 싱글채널 비디오로 이루어진 장지아의 <중력의 중심은 어디인가?>(2004), 일명 ‘서서 오줌 누는 여자’로 논란이 되었던 <오메르타(OMERTA) : 침묵의 계율>(2007), 고문의 역사 속 장면들을 속죄의 방식으로 연결시킨 작품들로 구성된 <나는 고백한다(I confess)>(2011)에 이르기까지 장지아는 금기시된 것들을 꾸준히 폭로해 왔습니다. 말하자면 장지아에게 금기나 성역은 없다고 말입니다. 이번 가인갤러리의 <이유는 바로 너(The Reason is You)> 역시 장지아에게 ‘금기나 성역은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남을 설득할 필요 없는 나의 명분으로 작업된

도축된 소한마리의 피로 만든 벽돌, 오브제

 

2009년 장지아는 도축된 소의 피로 작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작업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중단했습니다. 와이? 장지아 왈, “생명이 끊어진 지 몇 시간 안되어 체온의 따뜻함을 안고 있는 유기물을 작업의 도구로 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로서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경이로움에 대한 훼손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장지아는 소피 작업을 중단한 후 붉게 물든 그녀의 손을 여러 차례 씻어도 마치 각인된 죄의식처럼 씻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경험이 바탕이 되어 장지아는 <나는 고백한다>를 작업하게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따라서 소피 작업이 장지아에게 얼마나 깊게 각인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로부터 4년 후 장지아는 다시 소피 작업을 합니다. 왜냐하면 “온전한 나의 것, 남을 설득할 필요 없는 나의 명분, 작가와 작품이 달라붙는 필연적인 연결고리”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장지아 왈, “작업제작을 하던 날 나의 상체는 소의 피를 다루면서 피칠갑을 하고 있었고 내 하체는 하혈로 피가 범벅이 되었습니다. 내 주변은 따뜻한 피가 천지였죠. 끈적이고 따뜻하며 비릿한 피 안에 내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나는 이놈의 것들과 맞짱을 뜨는구나… 나의 자궁은 공포와 종교적 성스러움, 또는 컬트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한 달에 한 번씩 접하는 일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기이하게 마지막 안녕을 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 작업에 있어서 영감에 의해 창작하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작품을 세상으로 매개하는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가인갤러리 첫 번째 전시장을 들어서면 테이블 위에 붉은 벽돌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것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관객에게 먼저 와 닿는 것은 붉은 벽돌의 시각(적 형태)보다 후각입니다. 왜냐하면 관객은 비릿하고 역한 냄새를 코로 먼저 들이키기 때문이죠. 그 작품이 바로 장지아의 <도축된 소한마리의 피로 만든 벽돌, 오브제>(2012)입니다. 그 작품은 제목 그대로 도축된 소한마리의 피로 만든 벽돌 형태의 오브제 작품입니다.

 

장지아 왈, “한 때, 생명을 지탱하고 에너지를 공급했던 소의 피가 다른 물질의 대상으로 바뀌는 이 과정은 저에게 있어서 정신적인 것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곧 소멸되는 에너지, 끊어진 생명력, 본래의 의미와 가치가 시간의 흐름에 의해 냄새나고 곰팡이 피는 일상의 오브제로 바뀌는 과정. 이 금기의 과정을 직접 겪으며 앞으로 다가올 시련에 맞설 수 있는 내면의 에너지를 응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죽지 않고 살아남기

삶이란 무엇인가?

 

장지아의 머리 뒤쪽 목을 보면 유난히 긴 머리카락 하나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이는 그 긴 머리카락을 떼어내고자 잡아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내 그 머리카락이 진짜가 아닌 문신인 것을 알게 됩니다. 장지아 왈, “이 머리카락은 다른 이로부터 스킨쉽을 유도하는 기능도 합니다. 머리카락을 보면 떼어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했으나, 아무도 건드리지 않네요. ㅎㅎ"

 

그리고 장지아의 손목에는 얇은 머리끈 같은 것이 둘러져 있습니다. 그런데 머리끈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얇게 보입니다. 알고 보니 그것 역시 문신이더군요. 장지아 왈, “손목에 있는 선 타투는 자주 병원을 다니면서 병원에서 몸에 선을 긋는다는 것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불안한 일인지 그리고 정상이 아니라는 표식의 흔적인지 알기에 더 이상 그런 불편한 감정을 넘어서기 위해 미적인 표현으로 남긴 것입니다.

 

가인갤러리 두 번째 전시장에는 거대한 소가죽에 드로잉한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산과 강 그리고 나무와 집 또한 말을 타고 가는 사람과 배를 타고 있는 사람 등 아름다운 풍경이 드로잉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그 드로잉을 세심히 바라보면 붓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인두질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장지아의 <인두질 된 풍경>(2012)입니다. 그 풍경은 허구의 이상적인 대상을 그린 것이 아니라 장지아가 운남에서 본 이질적인 풍경들(말린 고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소가죽에 마치 문신하듯 인두질한 것입니다.

 

장지아 왈, “운남 일대의 식당들에서 통째로 크게 말린 고깃덩어리들을 처마에 매달아 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고깃덩어리와는 다른, 사이즈와 리얼한 질감, 색상에 놀라게 됩니다. 스페인에서 주로 먹은 '하몽'과 비슷한 것인데요, 운남 사람들은 이것을 얇게 포를 떠서 양념한 여러 야채들을 곁들여 먹더군요. 운남은 오래된 중국의 도시와 소수민족들의 삶,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있지만 이런 그로테스크한 일상의 풍경이 함께 존재하더군요. 그 풍경을 담고 싶었습니다.

 

장지아의 <죽지 않고 살아남기(To Survive the Death)>(2013)는 소가죽 중앙에 ‘죽지 않고 살아남기’라는 제목으로 10가지 질문을 인두질로 쓰고, 주변에 이미지들을 인두질로 드로잉한 작품입니다. 두 해골들 사이의 혀를 따라 걸어가는 사람들, 옷을 벗는 여자와 짐승의 탈을 벗는 여자, 두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간 사람을 중심으로 마치 시계바늘처럼 팔을 들어 무엇인가를 가리키고 있는 사람들, 포옹한 남녀, 기린과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 이미지들은 마치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위장한 것 같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위장을 겉어낸다면, 작가가 관객에게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고통과 쾌락 사이

아름다운 고문과 아름다운 도구II

 

류병학 왈, “장지아의 <도축된 소한마리의 피로 만든 벽돌, 오브제> <죽지 않고 살아남기>는 일종의 ‘아름다운 고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떻게 고문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그것은 아마 속죄의 방식으로 작업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를테면 ‘아름다움’과 ‘고문’이라는 이질적인 단어들이 하나의 문구를 이루는 것처럼, ‘아름다운 고문’이 고통과 쾌락 사이에 놓여있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장지아의 ‘아름다운 고문’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도구들’ 역시 이질적인 용어들로 접목되어 있습니다. 장지아의 <아름다운 도구들>은 옛 고문기구들을 참조하여 작자가 제작한 ‘고문기구들’입니다. 그러나 이번 가인갤러리에 전시된 장지아의 <아름다운 도구II>(2011)는 실재 고문기구들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름다운 도구II>는 고문기구이면서 동시에 고문기구가 아닙니다. 그것이 고문기구인 것은 그 각각의 도구들에 언급된 텍스트(설명문) 때문이고, 그것이 고문기구가 아닌 것은 19세기 말 중국에서 썼던 외과용 수술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장지아 왈, <나는 고백한다(I confess)> 개인전 때, 시대별 고문도구에 대한 리서치를 많이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역사 속 사례들 보다 저의 상상력을 훨씬 자극한 것은 치과에서 마취 후 침대에 누워 치료용 도구들을 들여다본 짧은 순간입니다. 지금은 80세를 넘긴 체코의 애니매이션 작가 얀 스반크마이어(Jan Svankmajer)의 작품들을 참 좋아하는데, 어린시절 경험한 공포의 순간에 떠오른 상상력을 작품의 동력으로 사용하시는 분이죠.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덧붙여 그 도구들을 직접 보시면 알겠지만 형태가 무척 심플해서 몸의 구조만 알아도 쉽게 상상하고 쓸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덕적 판단이 개입해 쓰지 못할 뿐이고, 그것이 문제죠.

 

 


뻔하지 않은 엉뚱함이 주는 충돌

상업적인 공간에서 비상업적인 작품으로 맞짱 뜨기

 

장지아는 그동안 비상업적인 공간에서 전시를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가인갤러리에서 열리는 장지아 개인전은 첫 상업 갤러리 전시입니다. ()상업적인 작품이 상업적인 공간에서 전시된다는 것은 ‘아름다운 고문’이나 ‘아름다운 도구’처럼 이질적인 것들의 접목인 셈입니다.

 

장지아 왈, “상업적인 공간에서 가장 상업적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 '피와 가죽, 고문의 도구들'을 전시하는 것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뻔하지 않은 엉뚱함이 주는 충돌과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할 따름입니다.

 

장지아는 아웃사이더에서 인사이더로 스스로 ‘경제 플레이어’가 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순수’ 예술과 ‘불순한’ 자본이라는 이율배반을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류병학 왈, “미술계 여러분도 알다시피 아티스트들은 세상을 다 아는 체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실상 경제를 잘 모릅니다. 그런데 경제도 잘 모르는 아티스트가 어떻게 관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장지아는 가장 상업적인 갤러리에서 가장 비상업적인 작품으로 맞짱을 뜨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아티스트는 상업갤러리에서 관객을 관통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미술계만의 리그’는 이제 그만!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록

 

류병학 왈, “이번 가인갤러리에서 발행한 장지아 개인전 도록은 신작만 실려 있지 않고 구작, 즉 초기 작품부터 신작까지 전 작품을 망라합니다. 더욱이 상업갤러리 입장에서 구작 앞에 신작을 위치시키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인갤러리는 장지아의 구작부터 시작하는 편집디자인을 택했습니다. 이 점은 가인갤러리가 무엇보다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대한민국 미술관뿐만 아니라 상업갤러리조차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미술계를 먼저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미술계의 전시회에는 관객은 없었다고 말입니다. 그런 까닭에 불특정다수인 관객은 미술계의 전시회를 ‘그들만의 리그’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가인갤러리는 무엇보다 관객을 존중하고 가인갤러리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로 전시회를 기획하고자 합니다. 이번 장지아 개인전이 그 첫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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