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2에서 이동기의 개인전 <불확실성의 정원(Garden of Uncertainty)>이 열린다. 이동기는 한국 미술계에 ‘K-Pop’ 흐름을 추동했으며,‘아토마우스’ 캐릭터로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작가. 이번 전시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회화 13점을 선보이며, 그동안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작품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의 혼합
이동기는 지금까지 아크릴 회화라는 매체 안에 다양한 소재와 표현방식을 접목하는 시도를 해 왔다. ‘아토마우스’라는 캐릭터도 ‘아톰’과 ‘미키마우스’라는 유명 만화캐릭터의‘혼합’을 통해 탄생했다. 그는1993년 아토마우스를 처음 만들 때부터 캐릭터에 고정된 정체성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이번에는 전시 방식에도 이러한 방식을 도입했다. 2008년에 시작해 최근 완성한 대형 작품 <국수를 먹는 아토마우스>나 <꽃밭>과 같이 유쾌하고 친숙한 작업과 죽음이나 폭력과 같이 어두운 주제를 담은 작품 등이 함께 어우러진다. 또한, 표현방식에서도 애니메이션 이미지, SF 이미지, 추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모를 보인다. 2008년도에 그는 <더블 비전(Double Vision)> 시리즈를 통해서 한 화면 안에 이질적인 장르를 결합하기도 했다.
한류 드라마와 가요, 미술사, 철학 등 다양한‘참조’
그의 작업은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기보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참조’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아이 박스(I-Box)>는 로버트 모리스의 개념미술 작품을,
는 카라밧지오의 회화를 참조했고, 프로이트 초상이나 오래된 종교적 주제를 재해석하기도 했다. 한편, 그의 최근 관심사인 ‘K-Pop’, 즉 한류라는 문화현상을 다룬 작품이 두드러진다. (‘K-Pop’이라는 용어는 미술계에서는 다른 의미 즉,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 성행한 팝아트적 경향을 지칭하는 데 쓰였다.) 한류스타‘슈퍼주니어’를 모델로 한 작업이 대표적. <휴대폰을 든 여인>은 한국드라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미지를 모티프로 한다. 그는 텔레비전상에서 완벽하게 연출된 상태로 보여지는 드라마의 캐릭터도 실체가 없는 가상 이미지라는 점에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속 캐릭터와 유사하다고 본다. 점차 현대인들은 이런 이미지와 자신을 동일시하고자 하는 욕망에 익숙해져 가는데, 이들은 표상적으로 존재하나, 죽음을 초월한 숭고함과 추상성도 지닌다는 양면적 특성이 있음을 지적한다.
불확실성의 정원
이번 전시에서는 이동기의 전반적인 작품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동시에 그의 작가관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동양에 내려오는 ‘정원’의 개념을 이용해 이번 전시가 “나의 세계와 외부세계 중간에 걸쳐 있는 지점, 완전한 타자도 아니고 완전한 내 자신도 아닌 것”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