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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Duplicata'

조현화랑 부산에서는 2012년 5월 3일부터 6월 10일까지 김성수 개인전 'Duplicata'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차가운 도시의 이미지와 그 안에서 건조하게 존재하는 현대인들이 묘사된 <메탈리카>, <멜랑콜리> 연작 32점을 소개한다.

김성수 작가의 작품세계는 현란하고 풍요로운 외부세계와, 그것을 목도하는 시선의 공허함 사이의 대조가 주된 정서를 이루고 있다.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모티브로 한 <메탈리카> 연작은 유리피라미드 건물 외부를 감싸고 있는 철골 구조물의 복잡한 직선들을 묘사한 것이다. 직선들 사이로 인공적이고 강렬한 색채로 균일하게 매워져 있는 유리창들은 내부를 투영할 수도 외부를 바라볼 수도 없는, 다시 말해 어떠한 사물의 깊이도 가늠할 수 없는 상태를 표상한다. 대도시 건축이 철골 유리 구조를 통해서 내세우는 세계를 향한 개방성과 투명성은 작가의 화면에서 현대 사회의 표면화된 욕망의 실체로, 내면과 외면의 불일치, 분열, 괴리를 암시한다.
최근 메탈리카 작업의 특징은 하나의 캔버스로 제작된 그림 두 점을 대칭 배열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전시의 제목에도 들어가있듯 복제성(Duplication)을 통해 스펙터클의 규모를 확장시켰고, 하나의 공간에 복수의 시선을 적용시키며, 앞서 언급한 역설의 속성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인물 연작인 <멜랑콜리>는 스펙터클과 화려함 뒤에 가려진 현대인들에 대한 작가의 관찰이다. 작품 속 눈물이 고여있는 인물들의 눈과 그림자가 거의 없는 이목구비 그리고 갈라진 입술 등은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이러한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과 시선은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따라 인물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모종의 분위기에 몰입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전시명과 같이 복제된 두 인물이 한 화면에 등장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물의 존재성을 더욱 철저히 제거하고, 익명성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공허함의 정서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복제된 인물 그림들이 <메탈리카> 연작에서 새롭게 시도한 복제의 개념과 어떤 관계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 또한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형광 빛의 도시를 바탕으로 공허한 시선과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메탈리카>, <멜랑콜리> 연작은 점점 화려해지고 비대해 져가는 도시의 모습과 그와는 반대로 갈수록 황폐하고, 고립되어 가는 인간 정신의 결핍과 부재, 그에 따른 우울을 그려내고 있다. 인간의 물질적 욕망에 의해 점점 더 화려하고 복잡한 외양을 갖추어 가지만, 그만큼의 공허함도 더해가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 담긴 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내면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Johyun Gallery,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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