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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방송국2.0
 
 
드라마방송국2.0: 드라마의즐거움별것도아닌고백
현재는‘순수예술’과‘대중문화’가엄격하게구분된세상은아닐것이다. 그리고나는이사이의영역의침범이나해체에반감을거의가지고있지않는사람이라는것을미리밝히는것이좋을것같다. 사실나는드라마를매우즐겨보는사람중하나이다. 그리고동시에(물론이‘동시에’라는단어가문맥의연결에모순을뜻하는것은아니다) 큐레이터로예술분야에종사하는사람이기도하다. 그래서였는지‘드라마’라는텔레비전장르와그장르적특성을시간예술(time based art), 특히비디오아트의관점에서새롭게해석해보고의미의교차지점을지적해보자는유비호(RYU, Biho) 기획자의‘드라마방송국’ 전시제안은달콤하기까지도했다.
 
드라마의즐거움
드라마’는다양한효용을제공하고있다. ‘드라마방송국(drama station)’이란이번전시역시여러효용중하나의결과물일것이다. 어려서텔레비전을통해볼수있었던프로그램중드라마는연속극의형태를띠고있어서였는지기다림을강제한설렘을제공했었다. 매번한편이끝날때면다음편을기다리게했었고일상적상황을매우극적으로풀어갔기때문에내삶을순간들을그곳에쉽게투영하면서빠져들곤했었다. 이점이가장원초적인드라마의즐거움이아닐까? 물론대부분의드라마들은진부함에도불구하고강력한흥미를유발하곤한다. 뻔한스토리와말도안된장치들이남발했고이드라마와저드라마가별반차이가없었음에도불구하고우리는응접실의토템으로텔레비전과그드라마컨텐츠를숭배했다. 이시청의즐거움은드라마가지나치게진부하고상투적이며동시에자극적인스토리를기반으로하고있기때문에편향된이데올로기나현실세상에대한왜곡된재현을보여주는경우가많다는지적을생산해낸다. 매스미디어에서보여지는이대중을위한혹은대중에의한편향된이데올로기가여실히드라마에담겨있기때문에어느덧시청의즐거움을제공하는드라마는커뮤니케이션이론, 문화연구의핵심적준거자료(reference)로그효용이변화된다. 이와더불어전지구화이후대중문화의다양한교차과정으로드라마의수출입은중요한문화연구의대상으로이용되고있다. 최근까지도드라마는재미를주는주체이자비판의대상이라는이분법적인모순관계를유지했었다. 하지만또다른유용성은이모순관계를포괄하면서등장한다. 이는바로문화적생산물이가지는이데올로기에대한관람객의태도에서비롯한다. 이제는이문화적생산물이가지는이데올로기가비록편향되어‘있음에도불구하고’ 사람들은이를충분히즐기는일종의물신주의적입장을가지게되었다. 여기서바로대중적쾌락이극에이른드라마라는장르가또다른형태인예술로연결되는다리이다. 즉현재의사람들은대중문화적생산물이품고있는핵인‘통속성’이라는것이다분히혹은단순히비판의대상만은아니며충분히향유될수도있고또한다른영역에영향을주고타영역에서차용될수있다는것을알고있다.
 
드라마를향락하다
이와같은새로운차원으로드라마를바라보는것이이전시의태도이다. 예술이가졌던대중문화에대한비판적입장만이아닌드라마에대한예술적해석이참여작가에의해이루어진다. 그첫번째시작은바로불특정다수가쉽게이해하고몰입할수있게만드는그힘으로서드라마의통속성을찾아보는것이었다. 사실사전적의미로통속적이라는것은대중이세속적이고천박한취향에붙좇아고상한예술성이부족한것을뜻한다. 물론이렇게부정적인관점은아니었지만, 이와같은드라마통속성을어떻게규정짓고작품내에서예시하고정박하고비판하면서도이를변형하고다른무엇을첨가하면서예술성을부여넣을수있을까를작가들은고민하였다. 지나치게진부하여오히려지시하기조차민망한것들을예술이마치다시뒤집어놓는작업을시작하게되었다. 두번째는드라마의생산, 유통그리고소비등의구조로확장되었다. 먼저언급할것은드라마는주로고정되어있었던텔레비전수상기에방송되는형태를띠고있었다는점이다. 불특정다수의입맛에다맞을수있는불가능한임무를수행하고있다. 이에비해서예술은특정장소에서만보여지고매스미디어에의해유통되지않기때문에그유통채널이매우폐쇄적(single channel)이다. 이는비디오아트에서이야기하는싱글채널비디오single channel video art 와영문단어로일치한다. 예술은다분히방송의방식의반대편인협송(narrowcasting)의개념으로볼수있다. 협송은이기적이다. 대중을생각하지않고자기자신(예술)만을향하기때문이다. 그렇지만이전시는전시제목에서알수있듯이‘방송’의형태를시도해볼것이다. 이런유통과생산채널의폭을넓히는시도는과연예술과드라마간의상호영역변화와침투를유발시킬것인가? 혹은자본주의사회에, 상품이아닌것과상품인것이같은방식으로유통될수있을까? 이전시는이를다양한방송의채널을찾아상영하고DMB 등을활용하면서이를실험해볼것이다. 또하나는최근텔레비전의개념이운동성(mobility)를가지게된다는점이다. 이제는텔레비전을오직가정에놓여있는그것으로만정의하긴힘들어졌다. 다양한개인미디어의제공은드라마의수신매체역시다채롭게만든다. DMB나웹기반방식등과같이이동성이보장된시청은기존의드라마의형식과내용에어떤영향을미치게될까? 그리고드라마를바라보는예술의눈은이변화를지시할수있을까?
 
뉴미디어로서드라마
사실드라마가제공하는흥미로움은여기뿐으로그치지않는다. 드라마는존재론적으로복잡한기반을지니고있다. 마치무대와사건그리고연기하는사람을기반으로하기엔연극적이며, 더불어특정카메라에의해촬영되고다시금영사된다는점에서영화적이다. 그리고전파에의해한곳에서송출되어수신기로도달하는점에선라디오적이기도하다. 예술특히나미디어아트의입장에서본다면이와같은특징을뉴미디어의가장중요한특징중하나인‘재매개(remediation)’의태도라고충분히적용시켜말해볼수있을것이다. 이전시의예술작품들역시같은맥락으로재매개의과정속에있다. 전시작가들은단순히드라마의내용만을작품안에직접적으로투영하지않는다. 좀더영리하게드라마의장르적특성과내적형식그리고드라마를둘러싼생산, 유통, 소비더불어메타-드라마까지포괄적으로다루면서도이를예술적논리구조와형태로변화시키는창조적매개를시도한다. 권혜원작가는드라마의상투적순간즉만나야할것같지만만나지못하는혹은만나지않을사람을‘우연히’ 만나게하거나못만나게하는그순간을정박하려고한다. 시각적인효과로사람들의움직임과겹쳐짐은은유적이면서동시에과잉으로환유적이다. 차혜림작가는김수현극작가의사랑과야망이란드라마의대사를영어로번역하고더나아가외국배우(사실전문배우도아닌그저외국인일뿐이다)를연기시켜다시재촬영함으로서드라마의애매한뉘앙스를제공한다. 일반외국인이읊는그대사는단순한통속성에대한소격효과(alienation effect)만이강조되지않는다. 오히려감정과언어사이, 언어와다른언어사이등의미묘한간격을파열시킨다. 전지구화이후문화의이동성이내재했던이간극들은여실히드러난다. 유진희작가의작업은드라마의통속적구조를드러내고다른형태로변형한다. 드라마의내용은너무나도직접적으로노래가사로바꾸고새롭게작곡되어하나의노래가된다. 통속드라마는다분히선을지키지만예술은이선을심각하게넘어버린다. 드라마가보여주지못하고관객의상상에맡기는그빈틈을완전히언어로다채워버리면서관객에게제공되는‘쾌’를다른감정으로변화시킨다. 서현석작가는드라마무대구성의외부로빠져나가이를관조하는신의위치로우리를이동시킨다. 관객은드라마의PD나작가의위치에서무대안의내러티브를상상적으로구성할수있는새로운위치를부여받게된다. 더불어작은화면이라는이동(mobile) 텔레비전의소비상황을은유하면서, HD 방송형태로변화하여더넓은세트장이필요한상황과동시에이동을위한적은화면크기로송출되는흥미로운상황에대해지시한다. 마지막으로김태은작가는드라마내적가상공간과현실세계라는일반적인이분법을벗어난공간에대해서이야기한다. 촬영이란자본과인력집합적행위를통해일상적공간이드라마세트장이라는현실과비현실의미묘한공간으로바뀌어가는과정을드러낸다. 이와같은작가들의작업방식에서볼수있듯이순수예술과대중문화의거리는밀접하게가까웠다. 아니서로분리되어있다기보다는서로안에서로를품고있다고말할수있다. 이와같이장르간의탈화나혼성화는포스트모던사회의중요한특징이라는것굳이더강조할필요가없는사실일것이다.


 성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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