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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시선'

인물이라는 소재는 대학지설부터 정식 커리큘럼에서 줄곧 다루어져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묘사의 난해함과 상황부여의 어려움으로 인해 젊은 층에게 기피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접하기 쉽고 가장 자주 마주치는 소재를 쉽게 작품의 소재로 차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잔혹한 아이러니인가.
여기, 주변의 상황에 아랑곳 하지 않고 꾸준히 인물을 탐구하는 젊은 작가들이 있다. 완전한 평면으로, 입체감이 부여된 반평면으로, 그리고 입체에 평면성을 부여하는 형식으로.. 각자 독특한 시각과 다양한 기법으로 인물을 소재로 차용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인물의 ‘시선’이라는 요소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신영미는 자화상을 그린다. 그러나 일반적인 자화상이 아닌 판타지적이고 몽환적이며 희화화된 비꼬인 자화상을 그린다. 신영미의 소녀들은 - 혹은 신영미는 - 우리들에게 보여짐과 동시에 우리를 보고 있다.
김경윤의 작품은 관객들의 감상행위가 곧 본인 작품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적극적으로 인터렉티브한 성격을 띤다. 밖에서 볼 땐 관객이다가도 작품 안에 들어서게 되면 그 관객이 어느새 작품이 되어버려 또 다른 관객에게 보여지는, 그래서 마치 숲과 나무의 관계와도 같은 재미있는 상황이 부여된다.
마치 카메라의 아웃포커스와 인포커스가 뒤 바뀐 듯한 착각이 드는 박지혜의 여인들은 바라보는 이의 시선을 애써 외면한다. 배경의 일부인 듯, 혹은 풍경을 찍으려다 어긋난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보고 있는 듯 고개를 돌린 그녀들에게서 우린 익명에 대한 거리감을 느낀다. 특정 인물에 대해 느낀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며 동시에 관객들로 하여금 작가가 느낀 감정을 강요받지 않도록 객관적 표현을 하려고 애쓴다.

이번 ‘시선’전은 아방가르드를 표방한 전시 일색인 대학로 인근에서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하여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편한 전시라는데 사실 그 의미가 무엇보다도 크다.
더불어 회화의 기본은 역시 ‘그리기’에 있음을 일깨워주는 이 젊은 세 작가의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윤상훈 / 아트포럼 뉴게이트, 더 뉴게이트 이스트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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