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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과 국수(開放과 國粹)

시중에 한참 유행했던 ‘덩달이 시리즈’는 참으로 매력있는 조크였다. 무엇보다도, 그 개그는 근엄한 추상명사들(자유, 책임감 등등)의 무게감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통쾌함이 있었다. 국민학교 시절의 ‘국민교육헌장’부터 시작해서 군대에서 외우던 ‘군인의 길’까지, 도무지 뜻도 알 수 없는 주문들로 꽉 차 있던 내 머리 속을 진공청소기로 말끔이 빨아 들이는 듯 싶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덩달이는 확인 사살을 한 것일 뿐이었다. 이미 예전에, 금테를 둘러야만 할 만큼 너무나도 소중한 그 말들은 죽어 있었다. 맛있는 걸 아껴 먹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순결한 그것들을 악덕포주가 창녀 다루듯이 마구 굴리고 마침내는 죽여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덩달이’라는 한 마리 개가 시궁창에 나뒹굴고 있던 그 화석을 핧아 보고 가볍게 짖은 ‘멍’하는 한마디에 우리는 모두 웃고야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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