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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스펙터클, 그 심원한 공간의 문화사를 꿈꾸다
mioon(
김민선, 최문선)의
속을 거닐며
mioon(김민, 최문)은 스펙터클의 사회적 풍경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는 예술가이다. 두 사람은 스펙터클이라는 문화의 한 지점에서 작업의 계기를 찾는다. <관광객 프로젝트> <오실로스코프> <노래방 프로젝트> 등의 작업에서 이들이 담고자 했던 것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을 장악한 스펙터클이라는 보이지 않는 ‘흐름’이었다.
(짧게 쓸 수밖에 없는) 이 글은 이들의 근작
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는mioon(한글로는 ‘뮌’이라고 읽기로 하자)이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또 다른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연구과제이다. 두 사람이 이 작업에서 도시를 ‘보여주는’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런데 이 간단함이 보는 이를 질리게 한다. 얘기는 이렇다.
두 사람에게 도시란 지금 이 순간도 ‘팽창’하는 존재다. 산업이라는 거대한 도식 아래 정보와 이미지를 먹고 몸집을 불리는 거대한 생명체다. 그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존엄성을 보유한 ‘개인’이라기보다 도시를 부유하는 ‘소비자’라는 이름으로 해석된다. 도시가 뿜어내는 스펙터클은 도시를 표상화 하는 ‘껍질’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물이다. 두 사람이 누군가 먹고 버린 과자상자를 일일이 모아 검게 칠한 뒤, 하나하나 붙이는 방식을 택한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도시 공간을 형성하는 인간, 아니 소비자의 욕망을 파고드는 정보와 이미지의 파편을 보여주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테니 말이다.
가 갖는 미덕은 그 동안 서울과 독일을 오가며 한국 미술계에서 자리매김하는 데 다소 애를 먹었던mioon의 작업을 해독하는 열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상업화 되어가는 미술제도가 작가들의 등을 떠다미는 현실 속에서 우리의 사회적 현상을 비추는, 다시 말해 ‘돈이 안 되는’ 작업을 만난다는 건 소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동시에 이는mioon이 갈림길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단순히 예술가로 살아가는 자신들을 둘러싼 사회적․역사적‘현상’을 중계하는 데서 그치느냐, 혹은 한 발 더 나아가 그 현상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느냐 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얘기다. 비록 ‘정치적’이라는 단어가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도시라는, 두 사람이 설정한 의제를 문화의 연속체에 삽입해 나간다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듯하다. 그런 점에서 역사를 포기하면서 그 속에 내재한 역사의 문화적 내용물을 포착했던 벤야민적 방식이 이들의 ‘멘토’가 될런지도 모를 일이다. 도시(공간)와 현재(시간)라는 문화적 내용물을 바라보는 두 사람만의 이데올로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물론 두 사람의 작업이 도시에 관한 해석에 머문 채 정지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빼어난 글솜씨를 보이는 작가의 저작이 반드시 고전의 반열에 들지 않듯이, 두 사람의 작업이 도시라는 주제의 바깥을 맴도는 주석에 머물 수도 있음을 이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들의 작업이 단순히 도시의 스펙터클을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에 관한 새로운 텍스트와 이미지, 그리고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이것만으로도 이야깃거리가 부족한 미술계에 ‘스펙터클함’을 부여할 테니 말이다.
글
윤동희 / 미술전문기자, 도서출판 북노마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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