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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월갤러리에서는80년대 독일 뮌헨에서 유학한 이래, 추상적 형태의 선(Line)작업에 집중하며 활발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엄정순 전시를 개최합니다. 작가는 오랜 기간 고유의 직관과 느낌, 독창성을 구현할 수 있는 드로잉 작업을 지속해왔는데, 최근 선의 다양한 변화뿐만 아니라 매체적 변화를 시도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드로잉은 미술의 역사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그리는 행위로서 인식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지니는 의미의 다양성으로 오늘날 미술의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드로잉은 이미 독립적인 예술형식으로 대두했으며, 특히 추상회화에서 선 드로잉은 그 자체가 화면의 주체가 되어 회화의 표현 가능성을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드로잉에 있어 자신만의 영역을 자래매김하고 있는 엄정순의 작업은 독특하게 다가옵니다.

엄정순 작업의 출발은 ‘선’입니다. “나는 아직도 세상에 있는 든 대상을 관찰하는데 흥미가 있다. 그리고 그 관찰이 나의 작업의 시작이다. 마치 곤충이 더듬이를 통해 대상을 관찰하고 느끼고 이해하듯 나의 화면은 대상을 더듬어 가는 과정, 그 행위가 나타나며, 이때 선은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이때 대상은 내 옆에 있는 그릇, 사람일 수도 있고, 꽃, 물, 풍경 등의 자연이기도 하고 관념 혹은 보이지 않는 그 무엇들도 포함된다. 나는 그것들을 실제로는 잘 모르며 모든 고정관념을 떠나 전혀 알 수 없는 마치 처음 만난 대상처럼 대한다. 이때 나의 선은 곤충의 다듬이 마냥 천천히, 그 대상을 더듬어 찾아간다. 그러다 보면 선은 표현의 수단을 넘어 종종 그림의 내용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작가의 말처럼 그에게 선은 대상을 더듬고 관찰하는 더듬이이자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한 것들이 동시적이고 즉흥적이며 단순한 형태로 화면에 옮겨집니다. 그렇다면 그가 관찰하고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작가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움직임, 정지되어있는 것들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선으로 담아내고자 합니다. 이러한 선이 축적되어 시간이 되고 살아있는 선으로 움직입니다. 그 때문에 작가가 그리는 선은 움직임이고 시간이고 곧 생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엄정순의 작품에서 형태는 더욱 단순해졌고 색채는 선명해졌다. 뿐만 아니라 사진매체를 도입하고 콜라쥬 기법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매체적 변화를 시도하면서 그가 관찰한 대상 혹은 개념의 좀 더 본질적인 내면으로, 원초적 생명의 움직임으로 관람객을 이끌고 있습니다.
본 전시는 엄정순의 신작60여 점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로, Graffiti, Hands, 그리고 Step이라는 세 가지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출품작들이 신세계백화점 아트월갤러리라는 공간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각층에 위치한 아트월의 특징과 분위기를 고려하여 소재가 다른 작품들이 선보여지며, 이를 통해서 백화점 특유의 움직임과 엄정순의 작품이 담고 있는 움직임이 실제로 만나고 교감하는 접점을 경험할 수 있으시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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