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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 Community 낭만적 부락

사실 낭만을 주장하기에 다소 민망한 사건이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낭만을 이루어 내는 단초 그 시작에 의도적으로 채워 넣거나 제외시킨 편파성과 작가의 상상력을 동일시하는데 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음을 고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이거나 그이상의 부락의 시작은 그 출발점이 의도적이거나 또는 의도가 없더라도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 될 수 있다는 가정은 달콤하다. 목적을 걷어내고 과정과 결과를 예견하지 않는다는 것, 어쩌면 이런 무책임의 방어막들을 나는 얼마나 갈망해 왔는가? 긴장의 텐션이 느슨할수록 불안하기만 한 관계의 춤사위들이 엄한 스테이지 위를 헤매어도, 또는 텐션의 짜릿함에 온 몸과 정신이 전율하여도 도덕과 예의 배려와 같은 따듯함을 우선 떼어놓고 개인의 욕망과 이기 나태와 헐럼함으로 만남, 관계 같은 긴장의 밀도를 스스로 디자인 해보는 공공, 나는 그것을 낭만적 부락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후미코 컴퍼니 그녀의 손바닥
'후미코 컴퍼니 - 그녀의 손바닥'은 잘 짜여진 시스템과 그 시스템의 질서가 만들어 놓은 따듯함에 대한 개인적인 불편과 갈등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온통 따듯하기만 한 시스템 안에서 오히려 식은땀을 흘리는 것은 불온한 경계심이다. 하지만 예의와 배려 같은 도덕적 편파성의 전체주의적 관성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작가의 몫이다. 혹 이러한 생각이 잘못 되었더라도 가치 없는 잉여적 상상력을 보태는 것이 또한 작가의 몫일 것이다.

때문에 '후미코 컴퍼니 - 그녀의 손바닥'은 다른 차이가 만나 그 경계의 긴장감과 우연, 잠재와 가능태라는 재료들로 빚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예측 불가능한 그녀의 돌출행동들은 동시대 예술이 갖고 있는 상식의 관성을 흔드는 속성과 유사하다. 특히 추억을 담보로 개인의 컨텍스트에 기반 한 지역 매핑은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예술가의 모습이다. 작가의 역할은 초현실주의자들의 그것처럼 우연한 만남만 주어질 뿐 이모든 작업의 메커니즘에 등장하는 작가의 상상력은 결국 잉여의 그것, 없어도 그만 있어도 그만인 변수인 셈이다. 또한 우연하게도 시스템을 이루는 질서와 그 질서를 역사적으로 보완하며 진화 시킨 예의와 배려 안정과 도움이라는 가치들은 긴장과 우연 잠재와 가능태의 가치의 조합물들과 대립의 각을 만든다. 때문에 후미코 컴퍼니를 이루는 모든 재료와 장치들은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만남, 갈등을 예견하거나 포함하는 것들이다. 이는 하버마스의 공간론 처럼 어떤 것도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고 일치와 불일치를 허용하며 재절합과 재방문, 재생산으로 하여금 서투른 일시적 동의와 미묘한 균형을 찾아내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후미코 컴퍼니는 그런 의미에서 결과를 매듭지을 수 없는 과정의 작업이다. 그 시작이 그러했고 과정의 경로는 진행 중이다. 후미코가 그의 컴퍼니를 계속 진행하는 동안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고, 그 들과의 만남은 늘 그녀에게 또 다른 컨디션을 제공 할 것이다. 얇은 종이로 금붕어를 낚시하던 그녀가 다니던 소학교에서 교가를 부르던 그녀의 삶속에 존재하는 방식 그 자체의 의미를 우리가 확인 한 이상 '후미코 컴퍼니 - 그녀의 손바닥'은 삶이라고 불려도 좋고 예술이라고 불려도 좋은 징후인 것이다.

Tanning
'그리워 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을 것이다.'
피천득 수필 '인연' 중
하마노 히로코상과의 협업 Tanning은 피천득 선생의 수필 '인연'과 같은 애틋한 아름다움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질 것이 분명한 관계, 믿음, 각오의 확실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몬치치와 뜨개질, 잡초들과 그 화분들 모두 옅어져서 형태를 지우고 있는 내 몸의 풀처럼, 신화가 되기보다 자연이 되고 싶은 섭리 일 수 있다. Tanning은 관계를 냉정하게 다시 풀어 쓴 작가의 불편한 예감이며, 실낱같은 희망이다.

낭만에 대하여
작업 ‘낭만에 대하여’는 하루라는 시간동안 한적한 팬션에서 휴식을 취하며 사랑을 나누는 이제 갓 뜨겁게 사랑에 불타오른 연인들의 이야기이다. 둘만의 시간과 공간이 너무 아쉽고 열정적인 사랑을 하기에 24시간이 부족한 이 연인들은 만 하루 동안 팬션‘오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짧은 ‘희곡’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몇 편의 희곡은 작가에 의해 하나의 레이어에 다시 쓰이고 해질녘 쓸쓸한 밤안개가 피어오르는 어느 겨울밤에 작가에 의해 낭독된다.
‘낭만에 대하여’는 우리의 기억 속에 분명 존재하지만 근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가 절대로 남 앞에서 드러내지 않았던 개인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 이다. 발전과 성장이라는 산업화의 이데올로기 앞에서 상대적으로 열등하게 치부되었던 낭만과 사랑은 가려지고 숨겨야만 미덕이 되는 이상한 도덕적 논리에 늘 종속되어 왔다. 담을 넘으면 안 되는 개인의 사랑은 공공의 영역에서는 집나온 도둑고양이처럼 암내를 풍기며 돌아다니는 천박함으로 치부되었고 그런 공동의 전략은 결국 우리사회를 산업화로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듯하다.
‘낭만에 대하여’는 새삼 그 의미가 넘쳐나는 사랑을 개인이라는 측면에서 다룬다. 개별화된 개인의 사랑에 대한 가치는 ‘남이하면 불륜’처럼 관심의 대상이 못 되는 게 사실이지만 한 때 분명히 존재했던 그 진정성을 찾아 위로한다.

주옥같은서비스
'주옥같은 서비스'는 공공의 영역에서 그 영역의 시스템을 만들며 지켜내고 있는 여러 가지
질서와 법칙들의 도덕적 편파성에 대한 질문의 작업이다. 예의와 범절 배려와 격려 같은 따듯한 재료들이 만들어내는 커뮤니티의 질서와 그 질서를 편리의 수단으로 또는 가치의 기준으로 카테고리화 하는 어찌 보면 제도만큼 탄탄한 그 관계들은 나태함 무가치함 어이없음 같은 헐렁함을 매우 경계한다. 그러한 면에서 '주옥같은 서비스'는 기억하기 편리한 대로의 예의와 범절 배려와 격려를 염두 한 사회적 관계 맺기란 무엇이고 그 관계 맺기가 사실은 개인적 욕망을 위해 존재한다면 훨씬 인생은 행복할 수도 있다는 작가적 믿음을 실행한 작업이다. 항상 개인의 욕망위에 상왕처럼 존재하는 무거운 도덕의 가치를 조금 덜어내고 전체화에 길들여진 시스템을 개별화된 욕망으로 나누어 보고 남겨진 소수의 나태 무가치 어이없음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이다.

활극도 긴장도 농담도 없는 네러티브
'활극도 긴장도 농담도 없는 네러티브'는 대본과 리허설 없이 공연되는 비선형구조의 극이다. 때문에 이 극에는 누가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본인 외에 누가 등장하는지 언제 등장하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없고 자신의 역할 역시 연출가와의 긴 이야기 속에서 본인이 스스로 자신의 대본을 만들어야 한다. 이 극의 장소는 주옥같은 서비스의 마무리를 이루는 곳이며 이극의 배우들은 모두 주옥같은 서비스의 의뢰인 이였던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정해진 시간에 극 흐름과 상관없이 등장해 본인이 구상했던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단파라디오에서 전체를 통제하거나 방해하는 다른 레이어를 만들어주고, 장소에 놓여진 또 다른 무전기에서는 서로 다른 레이어를 통합하거나 나누는 사운드가 불규칙하게 흘러나온다. '활극도 긴장도 농담도 없는 네러티브'는 잘 짜인 시스템에서 전체를 위해 성실히 본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개인의 명연기를 구경할 수 있고, 예술조자 공공의 영역으로 감싸 안은 선진시민의식의 위대함을 볼 수도 있다.

시창작센터
공교롭게도 통의동 보안여관은 많은 문학인들이 장기 투숙하며 집필을 했던 장소다. 1936년 서정주가 김동리, 함형수등의 문학청년들과 '시인부락'을 발간했던 곳. 광화문 근처의 신문사 신춘문예를 준비했던 문학인들이 밤새워 창작열을 불태웠던 곳이 보안여관이다. 이제는 그 골격만 겨우 남아 있을 뿐 뜨거웠던 그 열정과 에너지가 한 때 그 곳에 있었다는 사실이 아득하게만 느껴질 정도로 보안여관은 늙어있다. 때문에 시창작센터는 은퇴한, 은퇴를 앞둔, 은퇴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이다. 이곳에서 필요한 것은 개인의 바램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놀이 감각, 성과에 집착하지 않는 인내, 어색해도 OK, 과격해도 OK, 들을 수 있는 자 모두 들어라. 말하기 싫은 자 모두 말하지 말자. 미시적인 첫 삽을 어떻게 뜰 것이가?는 다음이 정리해 줄 수 있는 대답이다.

로멘틱 커뮤니티 (낭만적 부락)
는 늘 배신을 꿈꾼다.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을 기대한다. 관계란 무엇인가? 그런 불신의 예감 속에서 매번 다른 가치에 현혹되는 호기심이 아닌가? 그 호기심의 역학 긴장의 텐션이 살아 움직이는 그 곳, 나는 잠시 낭만적 부락에 머물 것이다.

김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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