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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Francis Ford Coppola) 감독의 영화‘대부 The Godfather ' (1972) 는 시칠리아 섬 출신의 꼴리오네 가문을 중심으로 하는 마피아 세계의 비정함과 죽고 죽이는 인간사를 가족의 휴머니티로 포장하여 보여준다 .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배신과 배반 , 그리고 그에 대한 끊임없는 복수로 이루어져있다 . 응당 복수는 죽음이다 . 죽임으로 배신자를 처단하는 일 , 그것은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규칙에 대항하는 자에 대한 최후이다 . 마피아 세계의 언어로 알려진 오메르타 (Omerta) 는 침묵의 맹세로서 ‘조직의 비밀을 절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라는 엄격한 규율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 그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경찰에 절대로 협력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의무에 대한 규칙이다 . 그 침묵의 규칙을 깨는 자에 대해서는 언제나 죽음이라는 보복이 뒤따랐다 . 이렇게 법칙을 유지하려는 자와 그 규칙을 깨고 새로운 규칙을 세우려는 자들의 끊임없는 충돌과 대립이 오메르타라는 단어에 내포되어있는 것이다 .

'Omerta- 침묵의 계율'이라는 장 지아 의 네 번째 개인전은 암묵적으로 합의된 규칙에 대한 이야기이다 . 장지아 는 사회적 규칙에 대해 대항하고 공개적으로 그것에 대해 발설한다 . 그 오메르타를 깨는 두 가지 기제는 사회의 남성적 규율과 금기에 대한 것이다 . 그녀는 남자들이 서서 오줌을 눈다는 행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 그것은 단지 남녀의 신체적 다름이라는 사실 인정이 아닌 , 그 차이가 지닌 사회적 체계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의 구조를 보여준다 . 또한 그녀는 오줌이 불결하다는 사회적 금기에 대해 도전한다 . 그녀는 이렇게 여성이 서서 오줌을 누는 행위에서 시작하여 오줌 결정체로 사물을 튀김하고 , 오줌을 가지고 사진의 픽서티브로 사용하고 , 심지어 오줌 오브제를 만지고 놀기를 요청하기도 한다 .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녀가 처음으로 들고 온 오줌 묻힌 드로잉 도화지를 흰 장갑을 끼고 높이 들었을 때 사무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생각난다 . 인상을 찌푸리고 무엇인가 혐오스러운 불결함을 경험하는 순간과 작품을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하는 입장 사이에서의 갈등의 표정 , 물론 나 또한 그러했다 . 하지만 장지아 는 오줌 앞에 당당하였고 , 오줌이 불결하고 오줌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는 것이 우리의 사회적 인식 규칙에 의한 것임을 행동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 작가가 설정한‘여자가 서서 오줌을 눈다는 것'과‘오줌'이라는 배설물을 화장실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거론한다는 것의 의미를 완벽히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얼굴을 찌푸리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 그것은 바로 오줌 지린내와 배설물이라는 단어가 인간의 이성보다 먼저 신체에 반응하는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 물론 작가도 이러한 것들을 알고 자신의 신체가 그것들에 반응함도 안다 .

하지만 왜 그녀는 이러한 사회적으로 합의된 오줌이라는 오메르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일까 ? 벌써부터 코끝에서 지린내가 느껴지는 듯한 이 오줌이 작가에게는 왜 중요한 것일까 ? 앞서 오메르타의 의미가 법칙을 유지하려는 자와 그 규칙을 깨려는 자의 충돌과 대립을 이야기한다고 하였다 . 장지아 는 현 사회의 암묵적인 규칙을 깨고 장지아 만의 새로운 오메르타를 만들었다 . 그것은 바로 구조의 권력에 대한 것도 아니고 금기에 대한 것도 아니다 . 전시장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사회적으로 교육되고 각인된 것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러한 대립 구도는 여성도 서서 오줌을 눌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여성은 서서 오줌을 누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줌에 가깝다 . 또한 오줌이라는 매체를 통한 놀이는 오줌이 불결의 상징임을 더욱 드러나게 한다 . 결국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들에 대한 인식을 요구하는 작가의 작업은 사회 체계의 가치판단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반대로 그것의 인정에 있으며 , 사회 체계의 합의를 유지하는 것은 바로 오메르타를 깨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 규칙이라는 것은 그 규칙을 깨는 것에 의해서 유지된다 . 그것은 궁극적으로 금기와 사회적 배반에 대한 기준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 물론 여기에서 인정한다는 의미가 그 구조를 다른 구조로 대체한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 인정은 그러한 규칙이나 구조의 기준이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며 어디에서 끝이 나는가 하는 범위에 대한 것이다 . 작가는 작품을 통해 침묵의 계율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계율에 대한 범위를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다 . 오줌을 가지고 놀이를 하는 모든 것들이 그녀가 사회구조의 범위를 인정하는 인식 체계의 한 방법임을 나는 그녀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 그녀는 이렇게 체계 바깥의 또 다른 범위를 인식하기 위한 기제로 오메르타의 법칙을 사용한 것이다 . 작가에게 오메르타는 바로 법칙을 깨고 그 법칙의 범위를 파악하여 다른 층위의 규율들이 가지는 힘을 비교 , 분석 할 수 있는 가치판단의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

 

영화‘대부'의 원작 소설 저자인 마리오 푸조 (Mario Puzo) 는 마지막 작품으로 < 오메르타 > 를 썼다 . 푸조는 소설에서 경찰이 마피아를 처단하기 위해 마피아를 이용하는 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 결국 작가는 규칙과 비 규칙의 기준은 어떻게 결정이 되는 것인가라는 도덕적인 가치판단에 대해 묻는다 . 암묵적인 규칙이라는 것이 결국 사회를 지속시켜나가는 수단으로 인간에게 각인시키는 하나의 오메르타인 것이다 . 사실 오메르타라는 단어는 마피아들만의 언어가 아닌 ,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았던 곳에서의 독립운동 투쟁을 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적 의미로 사용되었다 . 또한 영화‘대부'의 등장인물이 실존 인물을 묘사한 것이 아니냐 ? 라는 것에 대한 푸조의 대답은 일곱 자녀를 억척으로 키워낸 강인한 어머니가 모델이었다고 말했다 . 작가 장지아가 남성적 사회와 금기의 규칙에 대한 이야기인 오메르타를 통해 우리가 인식해야 할 것은 현재의 규칙이 반드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 그렇다면 이제 그 인식의 규칙을 깨는 것과 유지하는 것 사이의 범위 규정과 기준점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들이 필요하다 . 그래서 우리는 장지아라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그 기준들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세심히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백 곤 /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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