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ive

검색
친구에게 알려주세요.
me2day facebook




<Sidescape>는 홍순명이 현재 작업하고 있는 주제로 그가 20여 년 동안 관심을 가지고 다룬 <부분과 전체>라는 철학적이며 과학적 명제 안에서 나온 테마다. 85년 도불 후 인간의 형상에 관한 오브제와 설치작업으로 인간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을 탐구했고, 90년도 후반부터 살아있는 동물, 곤충과 이미지의 결합으로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스테리한 시공간의 부분적 탐험을 통한 우주전체를 다루었으며, 2000년도부터는 지금껏 탐구해온 모든 경험을 회화라는 시각예술의 근원적 장르 안에서 실험하고 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화가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가장 기본적인 표현법이며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장르다. 미술의 시작과 종말까지 고하면서 미술의 역사를 이끌어왔던 회화는 여전히 화가들에게 매력적인 매체다. 회화, 오브제설치, 비디오 등 많은 실험을 거친 홍순명은 사각의 틀과 천, 물감, 붓이라는 전통재료 안에서 수많은 화가들이 새로운 회화를 위해 고민을 해 왔듯이 그도 그림의 매력 속으로 빠져 들어 버렸다. 홍순명은 그림을 그릴수록 그 정체를 파악하기 힘이 들며 매우 신비스럽다고 말을 한다.



이번 세오갤러리에서 전시되는 <Sidescape> 작품들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의 작업들로 큰 캔버스 작업의 풍경화와 인물화, 관광엽서작업들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는 이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요소들 즉 정치, 환경, 경제, 문화, 철학 등이 분리되지 않은 그리고 그 것을 깊이 고민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작가의 시선이 개입되면서도 관조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세상의 이치를 회화의 문제와 함께 표현하고자 한다. 소재역시 전통적인 풍경, 인물, 정물이란 방법론으로 그려내고 있다. 홍순명의 회화는 언뜻 보기에는 색채가 단조롭고 형태나 구성이 매우 정적으로 보이나 작은 움직임들과 약간의 변형된 구도에 의해 예사롭지 않은 사건이나 상황,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엄청나게 쏟아지는 정보와 이미지 속에서 살고 있다. 매일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전쟁, 사건, 사고라는 크고 작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추상화시킨 풍경과 인물은 인터넷과 디지털카메라로 대치되면서 포스트모던의 작가들에게 무궁무진한 소재를 제공한다. 홍순명의 작업은 여기에서 보드리야르나 크라우스의 사진의 다수성, 사실성, 반복과 시뮬라크르라는 포스트모던의 세계를 뛰어넘어 또 다시 원본화 시키는 형이상학적 모더니즘을 병행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는 화가로서 예술의 진정성은 무엇인가? 예술의 목표는 무엇인가? 미는 무엇인가? 등 을 끝없이 고민하면서 예술자체의 미적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시대적 작업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사진의 복제된 부분, 포토샵에서 수정된 이미지에서 차용된 부분에서 공간을 회화의 공간으로 바꾸어 시뮬라크르의 공간과 작가의 실존적 공간을 공존하게 한다. 이것은 그의 99년도作 인 <인섹토피아>에서 유인등에 의해 밤에 곤충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작업과 연결되며 더 나아가 필연에 의한 우연, 우연이 불러들인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부터 한 단계 발전된 표현이라 본다. <Sidescape>의 작업은 오리지널하지 않은 다양한 이미지가 섞이고, 공존하는 포스트모던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존사건에서 출발해 이미지로 기호화된 사진을 다시 재차용한 것으로 그 전부가 아닌 그것의 부분을 사용하였고 다시 회화라는 원본으로 그렸다. 실제와 이미지, 이미지와 원본, 실제공간과 회화의 공간은 서로 섞이며 원본의 개념과 작가의 작업은 서로 공존하면서 좀 더 현실적 세계로 진입하면서 자연스러운 상태가 되고 회화로서 또 다시 관조한다.

< La vie en rose >의 작업은 흑백과 핑크색 모노톤의 작업이 함께 설치되어 연속된 풍경을 만들어낸다. 16cm X 16cm의 작은 정사각형 캔버스위에 그려진 풍경은 이미 보도로 기록된 사진의 부분으로 사진원본의 기호로서 확인을 위해 텍스트를 써 넣었다. 그러나 사건을 비켜선 작가의 자율적 의지에 의해 선택된 화면은 새로운 장소성을 부여한다. 그것은 비극적 사건의 주인공으로서가 아닌 감정이 배재된 혹은 전복된 아름다운 관광지로서의 이미지이며 호기심의 장소로 변한다. 화면위의 텍스트만 없다면 피상적이며 익명의 풍경이 되고 무수한 풍경 중 하나가 된다. 그러나 이 작품들은 한꺼번에 같이 존재함으로 지구촌 일상의 거대 풍경으로 작용한다. 이것은 <Celebrity>의 인물작업들에게서도 작용한다.
작품속의 인물들은 평범한 장소에 살아가지만 어느 날 사건 안에 혹은 사건 주변에 있으면서 보도사진에 찍한 자들이다. 그들 역시 외곽에 존재하면서 익명으로 남을 수도 있고 주인공으로 부각될 수 있다. 부분으로 차용할 때 대상이 된 인물을 홍순명은 캔버스 하나하나에 주인공으로서 다시 부각 시킨다. 그리고 유명인이라 타이틀을 붙였다. 홍순명의 인물들을 실제 유명인이 되었다기보다 하나의 기호로서 유명인이 되었다. 그들의 표정에서 읽힌 적대감, 공포감, 저항, 두려움, 웃음, 슬픔에서 사건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 하나의 캔버스안의 인물은 인종을 초월한 감정을 전달하기도하고 동시에 낯선 타자이기도 한다.

홍순명의 작업은 부분들이 각 개체로서 이루어진 전체가 아니라 연결되며 서로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는 카프라의 부분과 전체의 전일적 세계관과 나비효과,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영화 바벨(2006)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부분을 그려도 언제나 전체를 만들어버리는 회화의 본성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찾아 가고 있다. 포스트모던 이후 새로운 예술을 갈망하는 그의 회화는 많은 담론이 형성될 수 있다. 차용과 회화의 교배 속에서 이데올로기, 자아의 투영, 회화의 공간, 작품 스스로의 우연성, 모노톤에 가까운 표현의 절제 등 다중적인 비평을 끌어내게 된다. 그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양성과 변화뿐만 아니라 절제되면서 세련된 모더니즘을 다시 접목시키는 작업으로 새로운 회화를 실험하는 작업이다.

김미진 / 홍익대학교 교수, 세오갤러리 자문위원

여러분 이 작가에 대해 더 알고 싶으세요? 작가정보 페이지 이동
친구에게 알려주세요.
me2day facebook

댓글(1)

현재 0byte/ 최대 500 byte

등록
dnjsqls 정말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들 이네요. 2010.09.30 15:32:46

Quick Page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