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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합천쌍백리의한남자는서울에서공부하고픈꿈을위해서울로도망을친다. 그러나아버지의반대로결국쌍백리에남아농사를짓던남자는첫아들을일찌감치서울로유학보낸다. 아들의몫으로밤나무를심고며느리의몫으로흑염소를키우던남자는아들이대학에떨어진슬픔에술을마신채경운기를몰다사고로죽는다. 만약내가이가족의불행을막을수있었다면?’
 
‘만약~라면’으로시작되는가정법을토대로한위의글은작가원성원의이번전시Tomorrow 시리즈의하나인의일부이다. 과거를기반으로현실에조합하여미래에대한공상을꿈꿔보는Tomorrow는유명인의이야기도사회적이목을끌만한이야기도아닌작가를둘러싼주변인물들, 즉지극히평범한사람들의사람사는이야기이다. 시댁혹은친구가족의이야기, 조카들간의위계질서와그들간의다툼, 함께작업한고양스튜디오3기작가들의이야기, 심지어집없는강아지들이꿈꾸었을듯한세상등자신의사적네트워크안에긴밀하게연관되어있는이들이주인공이다. 구구절절사연이담긴이러한이야기들은한개인아주깊은사적영역에내재하는소위‘비밀이야기’라고할수있겠다. 이러한‘비밀이야기’를작가는대단한화젯거리가되는것처럼우리에게폭로하며이야기속으로우리를초대한다.
 
문학에서‘나’ 그리고‘나’를둘러싼개인적인일들에관한글을쓸때선호되는형태는자서전, 일기, 편지등이며이는다양한형태로발전되고연구되어왔다. 시각예술분야에서보았을때, 이러한기능을가장손쉽게수행하는것은다름아닌사진이다. 우리는매일디지털카메라로나를둘러싼주변의일상적인사건들을영상에담는다. 가족사진앨범, 여행앨범, 수많은스냅샷들은가족, 친구, 사랑등개인사의이야기가한곳에엉켜있는기억과그것의기록저장소이다.
현실의재현과기록이라는원죄적속성을가진사진은1839년그것이발명된이래로과학과시각예술분야에서다양하게접목, 활용되면서그영역을확장해왔다. 그러나사진의발명과동시에진행된한개인의가족사, 사랑이야기, 유년기등개개인이추억이담긴사진들에대해서는예술적측면에서검토되지않았다.
물론, 저자가없어진포스트모더니즘시대에시각예술은보는형태가아닌읽는텍스트가되어이야기가부활하였지만이는모더니즘미술이추구했던‘형식’을파괴혹은전복하기위해시도된‘내용’이었다. 원성원의작품안에서보여지는이야기는모더니즘을파괴하기위해도입된장치로서의‘내용’이라는측면을넘어비밀스럽게기록한일기의형태를띄고있다. 다시말해, 현대인의삶의일부라고도할수있는‘순간을저장하는’ 자동적의식이라고도할수있는‘사진’에대한영역을탐구하고있다.
 
             언급했듯이, Tomorrow라는단어가주는느낌에도불구하고이시리즈는과거와현실에기반을두고있다. 이야기를한화면안에보여주기위해작가는직접과거의파편을찾아다니며이를채집한다. 인터넷의발달과보급으로인한손쉬운정보수집에도불구하고작가는곳곳의달동네구석구석을누비며유기견을촬영하고, 새참을준비하고일터에나간남편을기다리는시골아낙네의모습을촬영하기위해경상남도합천까지찾아가는수고를마다하지않는다. 이것이바로그의작품이포토샵을이용한디지털사진이라는점에도불구하고아날로그적느낌을주는이유일것이다.
이렇듯작가는과거, 현재나아가미래의이야기를한화면에보여주기위한채집자가된다. 결과적으로과거, 현재그리고미래가한곳에뒤엉키며다양한시공간을표출하며공간을재구성하는이미지가생산된다.
 
현실이그렇지못할때, 누구나한번씩공상에빠지면서시작되는‘만약~라면’으로시작되는가정법에서는불가능한것이없다. 마치3차원과4차원의틈새처럼그영역안으로들어가면한없이자유로워진다. 하지만, 누구나다이것이망상이며부질없는공상임을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가이러한공상에쉽게빠지는이유는무엇일까? 아마도그것이잠시나마현실의도피처가되어단꿈을꾸게해줄수있어서인가싶다.
말많고오지랖넓은원성원이이제세상밖으로나와그의주변인이사는이야기를하나하나풀어놓으며우리에게반문한다. 당신은어떠한공상을꿈꾸며사는지….
 
류희정 / 대안공간루프큐레이터




나는,  과거의추억에파묻혀오늘이라는현재를최대한즐기는사람이다.
그리고...오늘이라는시간위에짬짬히피어나는사람들에대한공상.
이것이나에게존재하는가장미래적인짓이라생각한다.
 
"Tomorrow"는과거도아니고현재도아닌내일을향해만들어지는공상에관한이야기다.
 
그공상속주인공들은나의가장가까운곳에존재하는사람들이다.
가족들, 친구들, 작가들, 강아지들...
 
특별히할일을찾지못한내머리는자연스럽게공상에빠져든다.
나혼자하는공상이니주인공들이무슨이유로이런상황에쳐해있는지물어볼사람도없을텐데
난굳이그런상황의근거와이유를먼저정리해두고공상을시작한다.
매번공상을시작할때마다이부분이가장귀찮지만난완전허무맹랑한공상은즐기질못한다.
아마약간은그일이한번쯤은일어났으면하는기대때문일수도있다.
 
36년의부부생활속에공통점이라곤산을좋아하는것하나뿐인남녀가있다.
남편은자신이태어난곳옆에늘있던북한산을
아내는자신이즐겨그리던산수화를닮은설악산을좋아한다.
서로다른남녀가서로다른산속에같이있으나다르게서있다.
그들은말한다. 서로를쳐다보며매달리기보다같은곳을쳐다보며평행하게살아가는게부부의모습이라고...
 
명절때마다마주치는조카들은매번자기물건에대한집착으로소리없는영역싸움을한다.
더많은것을가진언니를향해동생은예쁜얼굴에애교를앞세워스물스물
얕은파도가되어언니의자리를먹어가고있다.
 
아버지의작은텃밭에늘어가는유기견들은사람을떠나지도사람곁에붙어있지도못한채
어정쩡한모습으로떨고있었다. 어느날달동네비슷한마을에갔을때순간사람은한명도보이지않고
명랑한똥개들이서로의대문을드나들며마실을다니는걸목격했다. 그들에게사람은꼭필요한존재다.
그러나사람마음대로만들어지거나버려지기엔그들은너무나당당한존재다.
그리고사람들이만든환경속에서사람없이명랑당당한강아지들만난무하는마을을그려보았다.
 
오래전, 합천쌍백리의한남자는서울에서공부하고픈꿈을위해서울로도망을친다. 그러나
아버지의반대로결국쌍백리에남아농사를짓던남자는첫아들을일찌감치서울로유학보낸다.
아들의몫으로밤나무를심고며느리의몫으로흑염소를키우던남자는아들이대학에떨어지자
슬픔으로술을마신채경운기를몰다사고로죽는다.
그리고시간이흘러... 종로구한복판에쌍백리가생겼다. 새참을먹고일을나가는남자의경운기
앞으로흑염소들이진을친다. 버스가더다가오지못하도록.. 칠순을넘긴그의아내는남편의
뒷모습을바라보며흑염소가기특하다는듯웃는다.
 
사과같이붉은뺨을가진여자와빙어낚시를사랑하는남자가결혼을했다.그러나남편이먼저유학을떠난후
여자는아기를가진걸알고유학을포기해야했다. 그렇게딸이태어나고엄마의붉은뺨을가지고예쁘게자라났다.
시간이지나아빠가돌아왔을때딸은아빠가낯설었다. 그리고낯설지만그리웠던아빠의세계, 얼음위로
조심스레발을내딪는다. 붉은사과와함께자신에게숨어있는빙어의모습을찾으러...
 
고양미술스튜디오- 3기작가들의시간은지나갔다.
개성있는작가들이1년동안말랑말랑서로잘녹아서
가족같이화기애애하게그리고천진난만하게잘놀고작업하며살았었다.
오픈스튜디오3 를끝으로각자의길을가고있지만
우리들의마음속엔오픈스튜디오3 는영원히계속된다.
 
이렇게내공상들의중심엔늘사람들이있다.
오래만날수록깊이만날수록그들의일상생활은이미지가되어내머리에박힌다.
그이미지들이쌓여공상이시작되고그공상이짙어져사진이되었다.
그들은사진안에서평범한듯독특하고화려한듯외롭다. 그게삶인것같다.
물론그들의의견없이순전히내맘대로엮은이미지들이지만하나하나에심볼을심으며
나는작업내내그들곁에있었다.
 
그리고이공상들은좀오래이어질것같다.
너무나흥미로운사람들이내주변에바글바글하고
내공상의시간이그것에비례해길어지고있기때문이다.

원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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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jsqls 정말 원성원 작가님의 작품세계는 판타스틱 입니다. 실제로 보고 싶네요~ 2010.09.29 16: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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