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tform slowrush, 송도 국제도시, 인천
2010.12
'옥상' 삼부작은 각기 서로 다른 정황 속에 놓인 새 개의 옥상 이미지를 투사한다. 이는 일정 기간 동안 내가 접하게 된 세 개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공적/사적 영역의 구분 없이 삶의 도처에서 벌어지는 재난의 풍경과 그에 대처할 수 없는 난감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나가는 이들의 지극함에 대한 은유, 혹은 그 모두를 넘어서는 다른 무엇일 수도 있다. 삼부작은 함께 구상되었으나 각각의 작업으로서도 독립성을 갖는다. 삼부작의 발단이 된 '1부-회화들'은 국내에서 벌어졌던 '용산 참사(Yongsan Tragedy)'의 보도사진 일부분을 회화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일련의 사건에서 내가 눈길을 떼지 못한 것은 옥상에서 벌어진 시민들의 저항에서 그들이 사용했던 비루한 무기이다. 생존을 건 싸움에서 그들의 무기는 초라하다 못해 블랙 코미디 같은 괴기스러운 웃음을 자아낸다. 깨진 돌과 새총은 결코 무기가 될 수 없으며 그것은 도리어 그들 스스로를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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