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철은 일상적인 사물들을 소재로 사유와 성찰을 통해 미술의 경계와 이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문제인식을 제기해 왔다.
그는 장식 미술품, 기념비적 조형물을 주로 다루던 한국 조각계에 대한 반발로 망치, 탁자, 가방, 집, 문 등 일상사물들을 전혀 다른 형이상학적 쓰임새의 사물로 만드는 등 조각물의 양감, 질감, 표면 미감에 소홀한 채 실체가 없는 것, 세상에서 외면해온 이미지들을 작품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작가는 건축적 공간을 축조하며 미술과 건축의 소통을 시도한다. 인간을 위한 최소한의 집을 만들어 주거환경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이야기하고 단순한 건축요소의 차용이 아닌 건축가처럼 건축적 공간을 만들어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안규철이 장르와의 구분을 거부하며 미술과 비미술의 구분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와 성찰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