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택은 사실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작가이다. 그의 <얄읏한 공>연작에 등장하는 얄읏한 물체는 실상 경기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에 있는 레이돔이다. 레이돔은 작품 안에서 달빛, 골프공, 풍선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된다. 사실 레이돔은 마을 한가운데 자리잡아 전쟁이 날 경우를 대비하여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하는데 사용되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이를 아는 대추리 주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작가는 3년 동안 기록한 레이돔과 주민들의 일상을 다양한 장면으로 버무려내어 대추리 주민들의 자연과 삶 속에 있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른 한편,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분단의 흔적과 이로 발생되는 정치 폭력의 일상적 의미라는 심각한 주제를 파헤치면서도 이러한 현실을 풍부한 감수성으로 시각적으로 친근하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