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라의 개념 미술 작업은 매번 전혀 다른 형식으로 표현되는데, 컨셉을 재료로 하고, 물질을 그 컨셉을 작동시키기 위한 매개물로 여긴다. 그녀는 미디움에서 자유로워지는 대신 그 사고와 미의 개념에 의존한다. 현존하는 물건들을 이용하여 재구성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는 기존의 물질에 저항하던 70년대 개념주의와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 그녀는 청소업체를 차려서 그 결과물을 전시하거나, 기존의 화폐가치를 무너뜨리고 상품의 가치를 전혀 다르게 책정한 은행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이를 통해 가치의 상대성과 유동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의 작업은 시간성과 공간성을 동시에 가진 물질을 매개로 모든 대상에 움직이고 흔들리는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