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호는 인물을 모티브로 전통적인 평면회화의 ‘그림 그리기’ 작업을 보여준다. 그의 주요소재는 ‘복장’과 ‘제스처’이다. 익명의 인물들의 복장 일부분은 포착되어 확대된 화면에 옮겨진다. 사람들을 바라보았을 때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시선이 머무는 일부분에 집중하는 것이다. 또한 정치인들과 같은 공적 인물들의 일정하게 유형화된 제스처를 보여주는 신체의 일부분을 트리밍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대외적 이미지는 순간의 포즈에 함축되고, 그것이 회화의 한 장면으로 전이될 때 각기 다른 시각적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화면의 색채와 형태의 변화는 비슷하지만 다른 형태와 완성도를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작품들의 유기성보다는 특수한 하나의 지점을 보여주는 밀도 있는 작품 하나하나가 한 점의 회화로 인식되어지는 것이다. 이는 작가가 그려진 대상과 내용보다도, 자신만의 그리기 방식과 탐구에 더 중요성을 두어, 그림을 그린다는 본연에 목적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